[전원일기] 방울아 팔자대로 살아라

.

▲ 시골 옛집 수돗가 시멘트벽 틈에  방울토마토 한 그루가 모진 환경에도 잘 자라고 있다. 

하찮은 식물도 제마다 타고 난  팔자소관(八字所關)대로 사는가 보다.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팔자에 따라 삼라만상을 지배하는 필연적이고 초월적인 힘으로 말미암아 타고난 운수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길흉화복을 감내하며 팔자소관(八字所關)대로 사는가 보다.

지척에는 흙도 많은데, 무슨 팔자로 하필 시멘트 틈에 굴러와 싹을 틔워  꽃피우고 열매맺는 방울토마토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필자의 사무실 草友堂에는  세월의 때가 꾀나 뭍은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옛집이 있는데, 그 집 수돗가 시멘트벽 틈에  방울토마토 한포기가 자란다.

지난 6월 시멘트 틈에 싹 틔운 것이 기이(奇異)하여 그대로 두었는데  이것이 언제 이렇게 자라 노란 꽃을 피우고 초록 열매 송이가 제법이다.
사방이 시멘트 바닥인 악조건에서도   몇줄기로 자란 가지들이 제마다 바닥에 나딩군다.  
극한 상황(極限狀況)에 굴하지 않고 주어진 삶의 여건에 맞추어 잘 자라는 방울이가 너무나 기특하여 오늘은 방울이가 제대로 가지를 뻗도록 줄을 쳐 가지를 유도하여 주었다.

방울아

 '누구는 팔자 좋아  첨단 유리온실에서 최적의 생육조건에 호강하며 자라는데, 너는 어이하여 흙도 아닌 시멘트벽틈에서 모진 삶을 사느뇨!'
흙바닥도 많은데 하필이면 시멘트벽 틈까지 굴러와 뿌리를 내렸느냐?  이것이 너의 팔자인가 보다!'
'부디 팔자소관(八字所關) 타박말고  팔자대로 살거라.

방울아, 너거 어렸을 때 팔자를 고쳐줄까 하는 생각도 했다만은  혹이나, 팔자 고치려다 꺾여질까  포기 했단다.
좋은 여건에 살도록 너를 뽑았드라면  팔자 고치려다 명대로 살지 못했을거다.  그 때 너를 뽑았다면 시멘트벽 틈에 꼭꼭 내린 뿌리는 잘려 나갔을 것이다.
방울아 너의 분신들은 좋은 환경에서 꽃피우도록 대를 이어 주겠노라.  너와의 약속을 굳게 지키리라!
2006.7.13

▲ 시멘트벽 틈의 극한상황에서  방울토마토는 잘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 시멘트벽 틈에 뿌리를 의지하고 자라는 방울토마토 .

 ▲ 시멘트벽 틈의 극한상황에서도  노란 꽃을 피우는 방울토마토의 생명력이 대단하다.

 ▲ 시멘트벽 틈의 극한상황에서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은 방울토마토.